일상&주간일기

8월 2주차 재택 일기..? 강남역 폭우와 워크샵

Ah.kive 2022. 8. 14. 19:19

독립서점이자 제로웨이스트샵인 낯설여관에서 진행하는 한수희 작가님 글쓰기 수업 구글폼
수원 독립서점 낯설여관, 글쓰기 수업 모집


집 근처에 독립서점이자 제로웨이스트샵인 낯설여관에서 글쓰기 수업을 진행한다는 글을 봤다. 글쓰기?
내가 제일 좋아하는게 글쓰기니까 안 할 이유가 없단 거죠. 뜬금없이 생각났는데 새로운 시도를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
해야 할 이유를 찾기 보다 하지 안 될 이유가 없으면 하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R이 나를 보며 '충동적'이라고 했다. 긍정했다. 제 인생 대부분의 결정은 충동이었으니까요?
동아리 활동이나 봉사활동도, 아르바이트를 해볼까?, 인턴 재밌어 보이는데 해볼까?, 취업에서도 이 분야 흥미로운데 도전해볼까?의 산물이 지금의 나다. 인생에서 계획대로 된 경우가 별로 없어서 그냥 계획없이 즐기게 된 것 같음.
계획하면 보통 망했음





https://youtu.be/WZfRE9qeeEA


수원FC위민선수들의 프로필(강혜림, 권희선, 윤지수, 이영서, 호채윤)

진짜... 너무 귀엽다...
썸네일 이제 봤는데 이것도 귀엽네; 미쳤나봐. 얘들아. 내가 빙수 사줄게. 아니 삼계탕 먹을까? 양식 좋아하는 애들이 많던데 파스타 먹으러 갈까. 우리 희선이 면 좋아한다던데. 하.

2022.08.08 연합뉴스 기사, 대치역 폭우

비가 온다 수준이 아니고 그냥 쏟아졌다. 친구 하나는 양재에 4시간을 있었단다. 강남-양재는 출퇴근 때 원래도 많이 막히는 구간이지만 4시간..? 집에서 회사 출근하려면 의왕을 지나치게 되는데 산사태로 4차선이 1차선이 되었더란다.

기록적인 폭우에 나는 출퇴근 걱정을 했지만 생사가 달린 사람들도 있었다. 고작 출퇴근 따위에 찡찡대다니 갑자기 내가 한심하게 느껴진다.


밤 12시에도 들락날락했는데 왜 재택하라고 연락 안 줘? 애꿎은 슬랙만 열었다 닫았다, 혹시 알람이 안 울린 건 아닐까. 회사가 비록 고지대에 있기는 하지만 폭우에 출근은 좀 안전상 이유로라도 금지했으면 좋겠다. 회사 가는 길이 강남을 통해 가거나 사당 통해 가는 두 가지 방법밖에 없어서 더더욱! 재택 연락을 손꼽아 기다렸는데요?

근데, 기대해봐도 뭐 안 왔지... ㅎ


화요일 출근 도저히 아닌 것 같아서 재택함..ㅎㅎ 원래는 출근해서 B님에게 업무 관련 설명 드릴게 있었는데 죄송하다고 슬랙 보내고 재택함.

재택하길 잘했던 것 같다.
새벽 6시에 확인했던 알람들... 밤에는 산사태로 차선 감축 운행이더니, 아침에는 지하철 인근 지하차도 통제.


지하차도 말이 통제지, 사진 보니까 거의 폐쇄였다. 물이 너무 많이 차서 지하차도로 걸어갈 수가 없는 수준이던데...?
이런 날씨에 괜히 출근했다가 진짜 무슨 일 일어날지도 모른다.
비가 이렇게 오는데 회사는 무슨 워크샵을 진행하겠다는 건지, 하필 강남역 근처에서? 이건... 좀 위험하잖아요.
근데도... 합니다. 워크샵😇
회사 다른 분들도 진짜 워크샵 진행해도 되는 건지 긴가민가하고 온라인으로 진행했으면 좋겠다, 이런 이야기가 많았지만.. 그럼에도...

워크샵 당일 하늘


수요일 워크샵 당일
출발할 때는 비가 이렇게 왔는데요. 구름 사이로 햇빛 비치는 거 보고 와 날 갤 것 같은데? 라는 예감이 들었습니다... 뭐야 워크샵 이거 진짜 날 잘 잡았네...


놀랍게도! 하늘이 맑았고 화창했고! 진짜 비가 안 오더라고요?
근데 도로 주변에 사람들이 버리고 간 침수차량 정말 많아서 길은 좀 막혔습니다.. 교대에서 강남역은 아묻따 지하철인데 호기롭게 버스에 앉아 있었다가 참 오래 걸렸습니다... 출근 시간이 따로 정해지지 않아 그나마 다행이지..
날씨가 좋길래 강남역에서 내려 신논현까지 걸어갔다. 한 15분? 분명 버스에서 내릴 때는 가을이었는데 걷다 보니 여름이 되었고요.. 점심 식사 전까지 일하려고 스타벅스에 갔다. 우리 팀 신입 L님과 9시 스타벅스에서 만나기로 했는데요? 아침에 늑장 부리다가 10시 반쯤 도착할 것 같다고 죄송하다고... 연락이 왔다. ㄱㅊㄱㅊ 어차피 저도 할 일 있었으니까요!


스타벅스에서 일했다. 오전에 빡세게 할 일 다 끝냄... 근데 문제는 할 일에 집중한다고 미팅 들어가는거 까먹음..^^ 미쳤나.
필참인 미팅 아니라 다행이지, 필참이었으면 답도 없었다.
일은 잘 끝냈으니까~~~ 일 끝내놓고 빈둥거릴 쯤 L님이 왔다. 나한테 죄송하다고. 솔직히 쾌적한 카페에서 기다린 데다가, 멀뚱하게 있던 것도 아니고 할 일 하면서 시간 잘 보냈으니 미안해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다. 늦을 수도 있지!

강남역 뇨끼 맛집, 후추 포인트 간판
강남역 뇨끼 맛집, 후추포인트


점심 먹으러 가면서 만난 후추포인트... 후추포인트 뇨끼 정말 맛있고 크림이 진하다. 다시는 가지 않을 것ㅎㅎㅎㅎ


강남역 텍사스 BBQ, 오스틴


여기가 입구더라고요? 애먼 직원 전용 입구에서 팀원들 기다렸는데 아니었다. 텍사스는 안 가봤는데 중부 지방 펍 느낌은 이런 건가? 오크통 몇 개 있어도 잘 어울릴 것 같다.
사람은 적어서 좋았는데 별로 안 친절해서 두 번 갈 의향은 없음

강남역 BBQ 오스틴


오지 않은 1명의 팀원을 기다리며 사진을 찍었다. 맛은 기억 안 남. 왜냐면 불편한 자리에서 밥 많이 못 먹어서요..
3인용 시키고 술까지 한 잔씩 시켰다. 좀 편하게 이야기하자는 의미였던 것 같다. 첫인상을 중요하게 생각해서 그런가 낯을 가린다. 조심스럽기도 하고 상대방에 대한 정보가 없으니 경계심 있는 편. 나서서 좋을 게 없다는 생각이 있어서인지 초면에 관계를 리드하는 편은 아닌 것 같다. 그리고 신입이 뭘 안다고... ^^
다들 성격이 좋았다. 둥글둥글 했고 그 중에서도 Y님 성격이 정말 좋았다. 적당히 장난 잘 치고 선은 또 엄청 잘 지키셔서 닮고 싶었다. 초면인데 옆에 앉아계신 M님께 장난을 좀 쳤다. 낯 진짜 많이 가리시는 것 같아서 미안했다... 다음에는 M님한테는 장난 안 치는 걸로...

배스킨라빈스 포켓몬 블록팩
배스킨라빈스 포켓몬 블록팩


대표님이 간식 사오셨다. 나는 초콜릿 무스! 파이리 귀엽다. 이거 헹궈서 집 가져왔는데 쓸모 없어서 버림. 그냥 쓰레기 가져온 사람 됐다.

워크샵은 신기했다. 노트북 격자 무늬에서 보던 얼굴인데 실제로 보니까 다들 이렇게 생겼구나, 이름을 좀 더 잘 외울 수 있을 것 같아. 그동안은 얼굴을 봐도 이름이랑 매치가 전혀 되지 않았는데 대면하니까 실존 인물 같았다.
그거 말고는 워크샵.. 재미 없었다. 목적이 좀 애매했다고 할까. 친목 다지기와 회사 비전 공유의 중간..?

강남역 맥주 무한 리필, 시티비어, 시티카페
강남역 시티카페, 시티비어

헤어지기 아쉬워서(?) L님이랑 둘이 따로 만났다...ㅎㅎㅎ 내일까지 제출해야 하는 과제 있어서 그것 때문에 만난다고(대외적으로) 했지만 겸사겸사...
회사에 친한 사람 하나쯤은 만들어 놔야 정신적으로 편하잖아요?

시티비어눈 2시간 무한 맥주가 인당 12900원인가 그랬다. 그래서 L님이랑 같이 맥주와 감자튀김을 시켰다. 둘 다 배는 안 고파서. 이거 완전 실수였다. 내가 이 날 먹은 거라고는 아메리카노 한 잔, 아이스크림 하나, 오스틴에서 먹은 빵 두 개 끝. 물 배만 채워놓고 빈 속에 맥주 먹자니 무슨 쓰레기 같은 생각이었지.

원래 가려던 곳은 나이티지인데 가는 길에 받은 시티비어 전단에 흥미도 갔고-특히 무한 맥주라는 포인트가- 나이티지는 이야기하기에 적당하진 않아서 목적지를 변경했다.
나이티지는 맛있는데 통구이 닭요리라 예쁘게 먹기도 조금 어렵고 내부가 시끄러워서 소리 지르면서 대화해야 하니까.

우리의 선택은 제법 괜찮았다. 사람도 없었고 자리도 편했고, 맥주도 맛있었고 L님이랑 대화하는 것도 즐거웠다. 실은 맛은 기억 안 난다. 어디냐보다는 누구와 함께 하는지가 더 중요하니까. E에게 배운 것.
다른 신입 동기들도 있지만 같은 팀이라는게 꽤나 큰 소속감을 준다. 팀원들 성격을 아직 잘 모르겠다,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르겠다ㅋㅋㅋㅋㅋㅋ, 언제쯤 일을 잘할 수 있을까, 회사의 비전은 어떤 것 같냐.. 다양한 주제로 얘기했다. 거의 3시간 반 동안 쉴새없이 떠들었으니까...

일이 빡센 것 같은데 여길 다니면서 연애할 수 있을까요? 라고 물으시길래 당근이죠 대답했다. 세상에 안 되는 건 없으니까요. 전쟁통 속에서도 사랑하는데 하물며 일하면서 연애하는 거면 훨씬 쉽죠.

이상형에 대한 얘기도 하고 하고 싶은 일에 대해서도 이야기 했다. 하고 싶은 일에 대한 목표가 비슷해서 나중에 L님이랑 같이 스터디 해도 정말 재밌을 것 같다! 나중에 같이 스터디 하자고 진지하게 제안해 봐야지. 그리고 업무 외에 언어 공부에도 둘다 관심 있어서 스페인어 배우는 것도 재밌을 것 같다. 신기한게 내가 교양으로 독어, 스페인어 수업을 들었었는데 L님도 딱 두 개를 배우셨더라고요? 나랑 공통점이 없을 것 같은 상대에게서 비슷한 점을 발견한다는 건 정말 기분 좋은 일이다.
'되고 싶은 나'에는 여러 면이 있지만 그 중 하나가 공통점을 잘 발견할 수 있는 사람 되기다.

뜬금 없는데 L님 운동 좋아한다고 하셔서 나중에 같이 퇴근하고 클라이밍 하고 싶다. 마침 회사 근처에 클라이밍장이 있으니까.

오늘 저녁은 L님이 계산했다. 앞으로 잘 부탁한다고. 나도 아는 거 없는 신입인데 이상하게 사람들은 나를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밥 얻어 먹었으니까 더 잘 배워서 알려 드려야지, 그리고 다음엔 꼭 내가 밥 사야지~! 회사에서 친구 사귀는 거 너무 좋아!


워크샵 잘 마치고 왔는데 다음 날 동생한테 연락 왔다. 부대 복귀했는데 코로나라 뭐... 어쩌겠나. 덕분에 재택하고 난 좋지?

다음 날 병원 가서 신속항원검사 했는데 음성이었다. 그나마 다행이지. 만약에 양성이었으면 전날 워크샵에서 같이 밥 먹었던 팀원들, 저녁까지 함께 한 L님에게 진짜 죄송해 죽을 뻔했다.

낯설여관에서 온 메시지 : 글쓰기 수업


야호! 일단 한수희 작가님 책을 읽어봐야겠다. 글 잘 쓰고 싶다! 정말로! 교환일기 메이트가 연간 일정이 생겨 바빠진 관계로 요즘 글쓰기에 소홀했다. 이번 계기로 혼자라도 글을 써야지. 근데 댓글로 항상 피드백(이라고 쓰고 거의 칭찬 감옥) 주던 친구가 사라지니까 글 쓰는 맛이 없다. 내가 글쓰는 건 나와 남을 좀 더 잘 이해하고 싶어서인데 글로 상호작용할 수 있는 상대가 또 없을까? S가 많이 서운해 하겠지만 그런 사람을 찾고 싶다!
*wanted*

생각해봤는데 내가 왜 새로운 일에 도전적이냐면, 인생을 글감으로 봐서 그렇다..^^ 아는 지인은 면접 때 합격한 회사가 있고 확정지었음에도 불구하고 흥미로운 회사 골라서 면접 보러 다녔다. 재밌는 에피소드가 될 것 같다나. 마찬가지다. 인생에 에피소드가 많으면 좋으니까 자꾸 뭘 시도해보는 것 같다. 유지가 안된다는게 문제지..
그래도 글쓰기 수업은 3회로 단편적이니까 안 빠지고 잘하겠지? 제발.

행궁동 해바라기


행궁동에 해바라기가 잔뜩 폈다. 원래 해바라기는 키가 엄청 큰데 얘네는 작았다. 나보다 작아!
나를 바라보지 않는게 아쉽지만 해바라기 가까이서 보면 좀 징그러우니까 뒷면이 찍힌게 오히려 다행일지도 몰라. 누가 나한테 해바라기가 잘 어울린다고 했는데 이유를 못 물어봤네. 왜 그렇게 생각했을까?

메가커피 키오스크


달달한 커피가 너무 마시고 싶었다. 우유를 못 먹으니 카페에 가면 선택지는 아메리카노 하나다. 나도 카페 시그니처 메뉴 먹고 싶다. 오늘은 녹차 라떼가 정말 먹고 싶었다.
매장 밖에 키오스크가 있어서 주문하고 음료 기다리는 그 잠깐도 정말 습해서 죽을 맛이었다. 여름이 얼른 갔으면 좋겠어.

메가커피 녹차프라페, 3900원


너무 너무 너무 더워서 집 오는 길에 다 마셨다. 여기가 수족관이야 어항이야🐠🐟🐡
녹차 라떼가 먹고 싶어서 아주 진한 녹차프라페를 마셨는데 행복하지 않았다. 녹차 라떼는 핑계였고 집 밖에 나가고 싶었나보다. 날씨 좋은 곳에서 살고 싶다.

R이 휘핑을 아이스크림으로 무료 변경할 수 있다고 했는데 여긴 아이스크림이 없는 매장이라 안 된다고 했다. 다음에는 다른 매장 가야겠어.


다음 주 읽을 책 3권.
1. 데이터 천재들은 어떻게 기획하고 분석할까?
데이터를 어떻게 분석해야 하는지 방법론적인 내용 말고 어떻게 클러스터링하고 기획하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좀 해소해줄 수 있을 것 같다. 시중에 있는 데이터 책들은 거의 방법론이 다수인데, 입문서로 괜찮은 것 같아서 빌렸다. 이 책 정리해서 L님이랑 공유해야지.
2. 케이크와 맥주 - 서머싯 몸
서머싯 몸 책이라 빌렸다. 달과 6펜스 재밌게 읽었다. 달과 6펜스는 서른이 되면 다시 읽고 싶은 책이다. 그동안의 내가 이뤄놓은 것들은 버리고 나는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할 수 있을까? 면도칼은 두 번 도전해보고 반납한 것 같은데 케이크와 맥주는 다를 수도 있으니까...
3. 인생은 느긋하게, 매일은 성실하게. 온전히 나답게
한수희 작가님 책이라 빌렸다. 글쓰기 수업 전까지 읽을 수 있는 책들은 최대한 읽어보고 가고 싶어서 빌렸다. 예술충인 나는 어릴 때는 글을 쓴다면 꼭 소설이었으면 좋겠어! 생각했지만, 내가 소설형 인간은 아닌 것 같다. 소설을 쓸 수 없는 인간으로서, 내가 글을 쓴다면 에세이일 것이라 생각하니 스스로 문학성이 없는 사람으로 낙인 찍는 것 같아 괜히 서글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