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보러 1박 2일 경주 간 나의 2박은 국립경주박물관에 대한 예찬이다. 몇 해 전,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시간에 쫓기듯 전시 관람한 아쉬움이 남아 다시 찾았다.
4시간이나 봤으면 뭘 더 봐? 싶겠지만... 박물관 유물들은 기획 전시 스케줄에 따라 다른 박물관에 대여 중이거나 대여 받은 경우가 더러 있다. 고로 몇 해 지났으면 상설 전시 빼고 리셋 됐다는 것이고, 경주 박물관은 유물들 상태도 좋고 특히 화려한 신라 시대 유물 그 중에서도 금속이 많아서 아무튼 재밌음.
그리고 사실 난... 불교 미술관을 웅장하게 지키는 12 부처를 보러 간 것임ㅠ
축구 있는 경주 여행이 궁금하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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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가서 가려고 했던 탭 바, 흐흐흐를 뒤로 한 채 우리가 간 곳은 투다리였다. 이 날 처음 만난 B님은 주섬주섬 뭘 꺼내시더니 상쾌환을 나눠 주셨다. 천사.
꼬치 모듬도 맛있지만 역시 양배추 존맛임
얼마나 마셨는지 모르겠다ㅎ 맥주 1700 정도..? 일단 1차로 투다리에서 맥주 엄청 마심. 2차로 편의점에서 술 사서 숙소에서 또 마셨는데 난 안 마셨다. 피곤하고 졸리고 술 마시면 다음 날 진짜 너무 힘들 것 같았다. 안 마시길 잘했다.
그렇게 다음 날이 되었고요..?
어느 카페를 가야 하나 고민하면서 지나갔다. 여기 가고 싶었는데 문을 늦게 여는 모양인지 못 갔다.
능소화 맞겠지..?
남의 집에 자란 능소화지만 예쁘니까 찍었다. 주택에서는 삼각 박공이 제일 무난한가봐.
커피 맛은 그냥 그랬다. 오히려 쿠키가 많이 안 달고 맛있었다. 르뱅 쿠키는 쫜득쫜득 해야 하는데 여긴 잘 파스라졌던 걸로 기억한다.
아침 일기를 3주째 쓰는 중인데 여행 와서도 포기할 순 없었다. 평소에도 카페에 앉아 글 쓰는걸 즐기는 나로서는 조용하고 엉덩이 편한 카페가 최고다.
묘 주인이 들으면 불같이 화를 내겠지만, 묘가 참 둥글고 예쁘다. 어떤 도시는 화려한 스카이 스크래퍼가 메인이라면 경주의 심볼마크는 묘가 아닐까? 워낙 땅만 파도 유물이 나와서 엔간해서는 땅 드러내는 일을 안한다던데(업계 피셜) 안 했으면 좋겠다. 문화유산적으로 훌륭한 의미가 있어서라는 대의보다 심미적으로 가지는 경주의 유적관리도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9월 12일까지만 진행하는 기획전시. 전공자 피셜 박물관에서 가장 먼저 가야 할 곳은 기획전시랬다.
이번 기획 전시의 일단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미디어아트를 결합한 전시!
미디어아트가 관찰하는 전시에 방해가 될 수도 있단 의견도 있지만 여긴 잘 어울렸다. 출토되지 않은 건지, 복원되지 않은 건지? 실재하지 않은 것을 채워넣어 실사처럼 보여준다는 점이 좋았다.
토우 너무 귀엽다. 토우 손잡이 컵을 만들고 싶어.
정병 모양의 계단받침? 계단 벽. 사소함이 건물을 말한다~
전공생 친구가 그랬다. 요즘 스타일로 토기 전시하는게 유행이라고. 어쩐지^^ 찍어서 자랑하고 싶더라니.
토우는 입체감이 있어야만 토우냐.
눈코입 구멍 뽕뽕뽕 뚫린게 아주 귀엽다.
토우 진짜 귀엽다. 토우는 왜 안 파는데. 뮷즈는 힘을 내서 토우 모양 굿즈를 만들어내라!
웃는 기와로 유명한 수막새. 지난 번 방문에는 국립중앙박물관 기획 전시로 차출^^한 상태라 못 봤다. 물론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봤지만 원래 경주박물관 소속 유물이니 여기에서 보는 것도 나름 의미가 있어. 갤러리 뒤지면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찍은 수막새도 있을 것 같지만 귀찮으니까 넣어둘래.
굉장히 의미 있는 유물이었는데 기억이 안 난다. 신라 시대 유물이었나 아주 섬세하다.
신라미술관은 입구에서부터 부처들이 나를 반긴다. 위협적인 석상들이긴 하지만 아무렴 나는 수호신처럼 느껴진다. 가장 오랜 시간 있었으면서도 볼 게 많아 흥미진진했던 신라미술관이 내부 공사로 휴무란다. 낙담했다.
백일홍 나무. 예쁜 꽃이 오래 피어서 왕께 바치는 그런 의미였을까. 어렸을 때 나한테 배롱나무는 매끈하게 생긴 나무 몸통을 손톱으로 긁으면 간지럼 타듯이 휘적 흔들리는 나무였다. 꽃이 이렇게 예쁜지 몰랐다. 배롱나무는 경남 지방에 많이 피었다던데 어쩐지 경주 가는 길목에도, 경주역에서 황리단길 들어오는 곳곳에서 보이더라. 조경수로도 예쁘고 붉은 꽃이 처마랑도 참 잘 어울린다.
맛은 없다. 기념 삼아 먹는 데 의의를 두자. 이디야의 자랑은 수막새 마들렌이 아니고 통창 너머로 보이는 뷰다. 진짜 뷰 맛집.
실컷 앉아 있다가, 사실 이 때까지만 해도 16R 경기로 멘탈 터져서(선수도 아닌데) 축구 생각만 했다. 여행 와서 카페에 앉아 지난 축구 영상 보는 사람이 어디 있는데...
경주박물관에 오래 앉아있다가 근처 동궁과 월지 걸어가기로 했다. 공사 중이라 사진에 예쁘게 담기지 않을 것도 알고 낮에는 별로 안 예쁜 것도 안다.
어느 커플인지 모를 사람들을 기가 막히게 찍어줬는데... 밤의 동궁과 월지는 아주 낭만적이다. 기회 되면 가야지.
밤에 갔을 땐 연꽃단지가 있은 줄도 몰랐다. 이제 막 피려는 연꽃 너무 예뻤다. 제 소원은요! 말하지 않겠어. 소원은 혼자 빌어야 한다잖아.
낮잠 자는 어린 오리 두 마리와 새끼 지키는 오리. 바투 지나가는데 사람이 지나가든 말든 영 신경 쓰지 않는 태도가 신기했다. 잘 지내고 있으려나?
홍련도 예쁘고 백련도 예쁘다. 홍련에는 내 소원을 빌었으니 백련에는 여러분의 소원을 빌게 해주겠음. 선심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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