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근처에 있는 책방이자 사진관이자 제로웨이스트샵인 낯설여관.
두어 번 가봤나? 한 번은 책 사러, 한 번은 수세미 사러! 작고 아담하고 친절하다. 다시 방문하게 된다면 독서모임이나 창작 수업에 참여해보고 싶어! 살면서 가장 사랑한게 뭐가 있을까 했는데 활자인 것 같다.
오늘도 행궁은 예쁘다.
선경도서관 후문으로 들어가다 보면 자리한 배롱나무. 배롱나무는 간지럼을 탄다. 무슨 개소린가 싶겠지만, 배롱나무 줄기를 긁으면 이파리가 살랑살랑 흔들린다. 나에게 줄곧 배롱나무는 껍질 없는 민둥한, 간지럼 타는 나무였는데 이번 경주 여행을 계기로 궁에 많이 심었던 꽃이 예쁜 조경수로 바뀌었다. 지나쳤던 사물들의 이름을 찾아주는 일은 즐겁다. 사람 이름은 그렇게 기억 못하면서 꽃이나 나무 이름 기억하겠다고 아등바등한 내가 좀 희한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아, 맞지 맞지. 고개를 세차게 흔들며 읽었다. '수학은 우리의 개인적 진정성을 허물고, 싸구려 소문들에 합법성을 부여하고, 버밍엄 시민들을 테러 협의로 기소하고, 무책임한 거대기업들의 내부에서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우리의 행동을 감시할 초지능을 제작하고 있다.'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중요성에 반대되는 지점에 서있는 기업들. 물건을 팔든 서비스를 팔든 뭔가를 파는 마케터 중에서도 내가 다니는 회사는 정보를 판다.
그래서 더더욱 윤리적인 정보만을 판매하고 싶다는게 나의 개인적인 소망이다. 실생활에서 그렇게~ 윤리를 따지고 드는 사람이 아닌데 정보만큼은 예민하게 굴고 싶다.
앤절라, 아마도 Angela일 그녀는 나의 롤모델. 낮에는 효율적인 리타겟팅 광고를 만들고 밤에는 광고 차단 또는 무력화 플러그인을 개발해서 무료로 배포하다니! 이게 진짜 큰 그릇 아닌가?
선경도서관 정문에는 작게 조성된 길이 있다. 격자로 구획을 나누어서 가로등과 나무를 나란히 배치해서 조화롭다.
늘상 그냥 지나가기 바빴는데 오늘은 사진을 찍어 보고 싶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핫하다. 행궁동이 자리를 잡은 이래로 꽤 많은 드라마들이 행궁동 인근에서 촬영을 했다. 사실 저녁에 책 빌리러 갔다가 촬영 중이라 뺑글 돌아 집 가는 상황은 늘 빡쳐서 '무슨 드라마 촬영한대~' 하면 피하게 된다.
우영우 김밥도 한창 촬영할 때 알고는 있었는데, 아무튼 안 감.
타포린의 디저트는 기본이 크림+아이스크림이다. 일단 내가 먹을 수 있는게 없음. 어.. 그리고 화장실이 좀 특이한 구조라 안 가기로 했다.
공부하러 간 건데 와이파이가 안 되더라..? 와이파이 비밀번호는 무용지물이었습니다.
가봐야지 했는데 행궁동 메인 스트릿에서 살짝 거리가 있는 탓에 다음, 다음을 기약했던 루아즈 블랑제리. 고풍스러운 외관도 내 취향이었다. 모던 인더스트리얼이나 노출 콘크리트, 미완(노출 콘크리트라고 박박 우기지만 전선 미매립은 미완..)은 내가 좋아하는 인테리어는 아니다.
푹신푹신한 의자와 깨끗한 내부 화장실, 따뜻한 조명과 톤이 내가 좋아하는 카페임.
그치만 루아즈 블랑제리의 최고는 크루아상.
비록 등받이는 조금 불편하게 생겼지만 테이블 사이 어느 정도의 거리도 있고, 손님도 많이 안 온다.
그래서 더 여유롭게 있을 수 있고 사장님 짱친절
아몬드 크루와상 안에 커스터드 크림?인지 달달한 크림이 가득하다. 토핑으로 얹는 아몬드도 아낌없이 털어주신다. 크루와상을 떠올렸을 때의 고소한 맛보다는 크림의 풍부한 단맛이 이 집 특징! 겹겹이 바스라지는 기본을 상상하신다면 기본 크루와상을 시키면 될 것 같은데.. 아직 안 먹어봄
다음에 또 가서 먹어봐야지.
앤티크한 벽지도 예뻤다. 화려한 로코코 양식 안 그래도 좋아합니다(아르누보는 ㄴㄴ). 화려한 오브제로 가득한 이 가게에서 가장 심심한 이미지가 나였다. 좋아하는 건 장식적이면서 정작 나는 반장식적인 인간이라니? 이것도 하나의 모순.
이렇게 모든 소품이 화려한 곳은 또 오랜만인 것 같다. 내부가 좁지 않아서 부담스럽지 않게 느껴지는 것 같음. 재질이 통일되는 것도 아닌데 과하지 않게 느껴지는 이유가 도대체 뭘까?? 사용하는 색이 비스읏해서 그런가?
뭘 열심히 공부했나봄 기억 나는거라곤 한 줄 뿐이다.
데이터 분석 전에 목적을 수립할 것... 근데 리서치에 어떻게 목적을 먼저 세우고 가냐고요. 리서치 관련 책을 좀 읽어봐야겠다.
치아바타는... 다른 집에서 드세요. 블랙 올리브도 치즈도 듬뿍 쓰셨지만 내 입맛의 치아바타는 다른 카페다.
혼자 놀다가 R이 왔다. 근데 같이 찍은 사진이든 뭔가 인증할 사진이 하나도 없음😀
R은 우리 집에서 한 시간쯤 떨어진 곳에 사는데 항상 수원으로 와줘서 너무 고맙다. 다음엔 내가 근처로 가야지! 싶어서 의사를 물었더니 자기네 동네에는 할 거 없단다. 나참 수원도 이제 할 거 없잖아~~
나 재택하니까 아무 때나 오라고 호언장담 하고 다녔는데 재택이.. 말처럼 쉽지만은 않아지는 중(오늘도 거진 11시간 근무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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